"빠르기"는 타고나는 게 아니다? 축구에서 진짜 가속력을 높이는 훈련법
축구를 오래 하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속도'의 한계에 부딪힙니다. 화려한 드리블, 정확한 패스를 갖추고 있어도 상대 수비가 빠르면 소용이 없다는 걸 실전에서 체감하게 되죠. 저 역시 축구 16년 차에 접어들 무렵, 이런 벽을 마주했습니다. 줄넘기, 웨이트, 피지컬 훈련까지 별 걸 다 해 봤지만 경기장에서는 항상 한 박자 느리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스피드 트레이닝 전문가 조엘 스미스의 책 『Speed Strength』를 만나고 나서, 가속력에 대한 개념과 훈련 방식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그리고 오늘, 여러분께도 실전에서 확실히 도움이 될 수 있는 가속력 향상 훈련법을 자세히 알려드리겠습니다.
왜 '가속력'이 핵심인가?
‘빠르다’는 말은 단순히 최고 속도를 의미하는 걸까요? 축구에서는 다릅니다. 축구에서 중요한 건 3~7m 거리 안에서 누가 먼저 튀어나가느냐입니다. 조엘 스미스는 이렇게 말합니다.
“축구의 가속력이란, 정지 상태에서 얼마나 빠르게 첫 걸음을 떼고 속도를 붙일 수 있는가를 의미한다.”
즉, 100m 스프린트 선수처럼 준비된 자세에서 출발하는 게 아니라, 수비수와 몸을 부딪친 다음, 혹은 등을 진 상태에서도 가속해야 하는 게 축구입니다. 초반 두세 걸음의 폭발력이 바로 가속력의 본질인 것이죠.
가속력을 높이는 핵심 훈련 ①: 고중량 슬레드 스프린트
슬레드 훈련은 상체를 기울인 상태에서 무게를 밀며 전력질주하는 저항 훈련입니다. 이 훈련이 효과적인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 자연스러운 가속 자세 형성
슬레드를 끌면 상체가 자동으로 앞으로 기울어지며, 이상적인 가속 각도를 몸이 기억합니다. - 힘을 전방으로 전달하는 감각 향상
발이 지면을 수직이 아니라 앞쪽으로 밀도록 유도되며, 실제 경기에서의 추진력을 강화시킵니다.
🎯 팁:
- 슬레드 무게는 평소 전력질주 속도보다 약 10% 느려지는 수준이 적당합니다.
- 슬레드가 없다면 튜빙 밴드, 파트너 저항을 활용해 대체할 수 있습니다.
가속력을 높이는 핵심 훈련 ②: 오르막 스프린트
기구가 없어도 가능한 가속 훈련이 있다면 바로 오르막 스프린트입니다. 5~20도 경사의 언덕에서 10~20m 정도를 전력으로 질주하는 방식이죠.
오르막 스프린트의 장점 3가지
- 가속 자세 자동 보정
경사면이 몸을 앞으로 자연스럽게 기울이게 하므로 별도 의식 없이 바른 자세가 형성됩니다. - 지면 밀어내기 감각 극대화
경사 저항으로 인해 다리로 지면을 강하게 밀어내는 훈련이 됩니다. - 햄스트링 부상 위험 감소
지면 반발력이 낮아 무릎·햄스트링 부담 없이 강도 높은 훈련이 가능합니다.
🚨 주의할 점:
- 내려올 때는 천천히 부드럽게 걷기! 충격을 줄이면 부상 위험이 줄어듭니다.
- 세트 수는 3~5회, 세트 간 휴식을 충분히 주세요.
기술보다 중요한 두 가지: 자세와 힘의 방향
가속력이 잘 붙지 않는 많은 선수들이 공통적으로 놓치는 요소가 바로 상체 기울기와 힘의 방향입니다. 저 역시 그저 빨리 달리는 데만 집중했고, 항상 출발은 느리고 후반에 점점 속도를 붙이는 스타일이었죠.
하지만 축구에서는 그렇게 느리게 출발하면 기회는 이미 사라져 있습니다. 가속력이 좋은 선수들은 대부분 출발 순간에 힘을 전방으로 밀어내고, 상체는 이상적인 각도로 기울어져 있습니다. 이건 훈련으로 충분히 후천적으로 키울 수 있는 능력입니다.
추가 팁: 웨이트 트레이닝은 어떻게 연계할까?
근력 훈련이 가속력에 도움이 되려면 단순히 무겁게 드는 게 아니라, 자신의 움직임 패턴과 부족한 부분을 파악한 뒤, 거기에 맞는 훈련을 설계해야 합니다.
『Speed Strength』는 한 가지 정답을 주는 책이 아닙니다. 다양한 사례와 원리를 통해 각자에게 맞는 가속 메커니즘을 설계하는 법을 알려줍니다. 나만의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곧 퍼포먼스를 완성하는 길입니다.
가속 훈련은 누구나 할 수 있다
‘빠름’은 재능이 아닌 구체적인 움직임과 힘의 전달 방식에 달린 기술입니다. 오늘 소개한 슬레드 스프린트와 오르막 질주는 누구나 접근 가능하고, 실전 체감도 큰 훈련입니다.
가속 훈련은 단순히 빨리 달리는 게 아니라, 처음 두 걸음에서 결정적 우위를 점하는 법을 배우는 것입니다. 축구의 승부는 단 3미터 안에서도 갈릴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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