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모네 인자기, 결국 인터밀란 떠나다… 낮은 지출로 만든 기적의 끝

두 번의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 그러나 결국 인자기 감독은 인터밀란을 떠났습니다. “상호 합의”라는 명분 뒤에는 끝없는 희생 요구와 전술적 기여에 대한 저평가, 그리고 무엇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파격적 제안이 있었습니다. 이탈리아 언론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에 따르면, 인자기 감독은 우승 실패의 책임을 떠안고 비난받는 데 지쳤고, 수년간 지속된 과소비 없는 스쿼드 운영에서 오는 피로감도 컸다고 합니다.
“우리는 달리지 않고 생각했다” – 인자기의 축구 철학
시모네 인자기 감독은 단순히 팀을 운영하는 수준을 넘어, 현대 축구의 전술 흐름을 선도한 인물이었습니다. 바르셀로나와의 챔피언스리그 맞대결에서 보여준 빌드업과 탈압박 전개는 많은 전술 분석가들에게 교과서로 회자되었죠. 특히 그가 강조한 쓰리백 빌드업과 “상대가 먼저 움직이게 유도하는 후행 플레이”는 K리그를 포함한 아시아 무대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러한 전술적 디테일은 화려한 스쿼드가 아닌, 한정된 자원으로 이룬 성과였습니다.
39위 지출로 2번의 결승, ‘전술의 마법사’
이탈리아 명문 인터밀란은 최근 4년간 이적 시장에서 단 4,269억 원만 지출하며, 전 세계 클럽 이적료 순위에서 39위에 머물렀습니다. 참고로 같은 기간 파리생제르맹은 약 1조 4,600억 원을 써 2위를 기록했으며, 사우스햄튼·울버햄튼·노팅엄 포레스트보다도 인터밀란이 돈을 적게 썼습니다.
그럼에도 인자기 감독은 2023·2025 두 번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진출했고, 선수 몸값 총합도 PSG의 70% 수준인 약 6억 7천만 유로에 불과했습니다. 이적료 1위인 파바르조차 3,100만 유로에 불과했고, 다르미안(300만), 제코(200만), 차라노글루·미키타리안 등은 모두 자유계약으로 데려온 선수입니다.
이탈리아 언론과 팬들의 ‘냉대’, 그리고 탈출
이런 성공에도 불구하고, 인자기 감독은 번번이 “트로피를 못 들었다”는 이유로 과도한 비판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0-5 패배 후에는 일부 언론이 “부끄러운 감독”, “사우디로 가라”고 일갈했죠. 그 결과 인자기 감독은 사우디 알힐랄과 3년 1,200억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며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습니다.
이는 디에고 시메오네 다음으로 높은 감독 연봉이며, 실질적 세후 수령액은 오히려 더 많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세리에는 전술 아이콘을 잃었다
인자기 감독은 단순한 승률 머신이 아닌, 선수 맞춤형 전술로 인정받은 리더였습니다. 예를 들어 둔프리스의 피지컬과 스피드를 활용한 후방 공간 침투, 반대편 디마르코의 기술적 장점을 이용한 좌우 비대칭 전개는 저비용-고효율 전술의 정수였죠.
그는 ‘제2의 콘테’가 아닌, 자신만의 전술 브랜드를 구축한 인물이었습니다. 그러나 이탈리아 축구계는 그에게 냉정했고, 결국 “감독은 늘 희생양이다”라는 말만을 남긴 채 떠났습니다.
인자기 이후, 인터밀란은 어디로?
후임으로는 파브레가스(코모), 데 제르비 등이 거론되지만, 인자기급 전술 완성도를 기대하긴 어렵습니다. 그가 이끌던 인터밀란은 전성기를 떠올리게 하는 부활의 기적을 체현한 팀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기적은 적은 예산, 수많은 제약, 그리고 감독의 전술 능력이라는 삼각형 위에 세워졌죠.
인자기 감독의 사임은 단순한 이별이 아니다
인자기 감독의 사임은 ‘돈이 없는 팀은 희망이 없다’는 축구계의 냉혹한 현실을 반영하는 사건입니다. 인터밀란은 전술의 아이콘을 잃었고, 세리에는 다시 한 명의 명장을 중동으로 떠나보냈습니다. 그의 떠남은 단순한 계약 해지가 아니라, 축구 산업의 구조적 한계와 무관심 속에 사라진 열정의 종말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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