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지션 개론 2편: 현대 축구에서 사라진 낭만, 변형된 10번의 초상

▲ 중앙보다는 측면에서 출발하는 현대 10번의 전술적 역할
축구 팬들이 사랑했던 전통적인 ‘10번’, 즉 플레이메이커는 더 이상 그 시절의 위치에 머물러 있지 않습니다. 황진성 감독이 말한 “우아함”이라는 단어는 과거 10번이 지녔던 존재감을 함축합니다. 하지만 오늘날의 축구는 이러한 우아함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그 자리는 체력, 멀티 포지션 소화력, 수비 가담력으로 채워졌습니다. 이는 단순한 시대의 흐름이 아닌 축구 전술의 진화와 직결되어 있습니다.
전통적인 공미와 현대 공미의 결정적 차이
1. 공간의 상실
- 예전 10번은 수비-미드라인 사이에서 공을 받아 자유롭게 풀어가는 역할.
- 현대 축구는 하프스페이스, 찬스존 등 수비가 촘촘해져 그 공간 자체가 사라짐.
- 감독들은 공간을 줄이기 위해 5백 또는 3선 블록 수비를 기본 전제로 사용.
2. 수비와 체력의 필수화
- 황진성 감독: “수비를 잘하면 안 된다.” → 과거엔 진짜 그랬다.
- 지금은 공미가 수비하지 않으면 그 포지션을 맡을 수 없음.
- 현대 공미는 90분 동안 10km 이상을 뛰며 윙어·8번·9번 역할까지 요구됨.
3. 위치의 이동: 중앙에서 측면으로
- 대표 사례: 비르츠, 벨링엄, 야말
- 이들은 측면에서 출발하여 중앙으로 진입, 혹은 하프스페이스에서 창조성을 발휘.
- 과거형 10번이 중앙을 지배했다면, 현대형 10번은 공간을 찾아 움직이는 ‘유영자’가 됨.
10번의 진화: 사라진 게 아니라 변형되었다
✔️ 현대적 10번 유형의 예시
케빈 더 브라이너 | 8번-10번 하이브리드 | 체력, 시야, 정밀 킥 모두 우수 |
주드 벨링엄 | 8번 출신 공격형 미드필더 | 크고 빠르며, 결정력도 겸비 |
자말 무시알라 | 드리블 중심형 측면-중앙 겸용 10번 | 방향 전환과 스텝 능력 탁월 |
다니 올모 | 스페인 스타일 정통 플레이메이커 | 짧은 패스와 순간 창의력에 강점 |
황진성 감독이 말하는 10번의 덕목: “우아함은 사라졌는가?”
황진성 감독이 반복해서 강조한 단어는 바로 ‘우아함’입니다. 하지만 우아함만으론 더 이상 10번으로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이제는 우아함 위에 체력, 수비, 윙 기동력, 하프스페이스 활용력까지 덧입혀야 합니다.
그러나 감독들은 여전히 ‘진짜 10번’을 그리워합니다. 팀의 철학에 따라 낭만적 10번을 살려주는 전술도 존재하며,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르셀로나의 야말입니다.
현대 공미의 역할 총정리
- 측면, 중앙 모두 플레이 가능해야 함
- 수비력, 체력, 스프린트 필수
- 하프스페이스와 찬스존 침투 능력
- 빠른 판단과 원터치 연계 필수
- 골 결정력도 일정 수준 요구
진화는 계속된다, 낭만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플레이메이커, 넘버텐, 10번. 시대는 이 포지션에 새로운 기능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황진성 감독이 꿈꾸는 “우아한 10번”은 현실의 무대에서는 희귀한 존재가 되었지만, 그리움은 점점 더 짙어져 가고 있습니다. 현대 축구 속에서 이 낭만이 다시 빛을 발할 날은 올 수 있을까요?
▲ 측면에서 시작해 찬스존에 도달하는 현대 플레이메이커의 움직임
다음 편 예고: ‘10번과 함께 움직이는 풀백, 새로운 해답이 되다’
풀백의 전술적 변화는 단순히 수비라인 강화가 아니라, 공미의 소멸 혹은 확장을 만들어낸 또 다른 요인이기도 합니다. 3편에서는 "풀백의 진화와 공미의 연관성"에 대해 다룰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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