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형적인 풀백에서 진화한 선수, 신세계의 이야기
현대 축구에서 ‘풀백’의 역할은 단순 수비수에 그치지 않는다. 하지만 과거엔 풀백은 말 그대로 팀의 변두리 포지션으로 취급되곤 했다. 이번 블로그에서는 K리그의 베테랑이자 변화의 최전선에서 뛰어온 선수 신세계를 중심으로, 어떻게 풀백 포지션이 변화해 왔는지를 조명한다.
전형적인 풀백으로 시작한 선수의 성장기
신세계는 처음부터 화려한 기술로 주목받은 선수는 아니었다. 오히려 초창기에는 “열심히 뛰는 수비수” 정도로 인식되었다. 크로스精도 떨어지고, 공격 가담도 부족했으며, '왔다 갔다만 하는' 풀백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강원 FC 이적 이후, 그는 축구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한다.
“강원에 와서 딱 느낀 건, 내가 그동안 하던 건 축구가 아니었구나.” – 신세계
김병수 감독의 만남과 전술적 진화
신세계가 꼽는 최고의 축구 경험은 강원 시절이다. 김병수 감독 아래에서 그는 단순히 측면에서 오버래핑만 하는 수비수가 아닌, 인버티드 풀백, 중앙 미드필더 역할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플레이어로 변화하게 된다.
이때부터 신세계는 중앙으로 들어와 수적 우위를 만들고, 빌드업에 관여하고, 상황에 따라 좌우를 오가는 포지션 유연성을 몸에 익히게 되었다. 감독의 설명은 매우 디테일했으며, 단순히 "공격해"가 아닌 이 위치에서 수비수를 유인하라, 시야에 걸쳐라 같은 요구들이 동반됐다.
지도자와 시스템이 만든 축구 지능
신세계는 단순한 기술이 아닌 ‘머리로 하는 축구’의 중요성을 체득했다. 감독의 철학을 빠르게 이해하고 자신의 움직임을 수정해 가는 과정 속에서, 그는 경기장의 중심선까지 커버하는 플레이메이커로 진화한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이전까지는 올라갔다가 크로스. 그게 전부였어요. 근데 강원 오고 나서야 왜 내려와야 하는지, 왜 거기서 받아야 하는지 알게 됐어요.”
이는 선수 개인의 역량만이 아니라, 시스템과 철학이 있는 지도자의 중요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풀백은 못하는 선수가 간다는 인식
한편 한국 유소년 시스템에서 ‘풀백’은 종종 덜 실력 있는 선수들이 가는 포지션으로 오해받아왔다. 신세계 역시 중학교 때 축구를 시작했고, 고등학교에서야 포지션 변경을 경험했다.
- "경기에 꼭 내보내야 할 아이지만 리스크는 줄여야 하니 사이드로 보낸다"
- "성실하지만 기술이 부족한 아이들은 풀백에 세운다"
이러한 시스템적 문제는 풀백 포지션에 대한 저평가로 이어졌고, 선수의 성장 가능성을 제한하는 요소가 되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 같은 인식도 점차 변화하고 있다. 풀백은 팀 전술의 중심에 있는 포지션이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멀티 포지션 능력자, 신세계의 전환점
신세계는 강원에서 풀백뿐 아니라 수비형 미드필더, 왼쪽 풀백, 센터백까지 소화해 냈다. 각 포지션에서 전술적 요구를 이해하고 스스로 역할을 수행하는 능력은, 그가 단지 ‘성실한 수비수’가 아닌, 축구를 이해하는 선수임을 증명한다.
“전술을 알면 경기가 재미있어요. 내가 왜 여기 있어야 하는지를 아는 순간, 축구가 달라져요.” – 신세계
지도자 김도균 감독은 신세계를 포백 센터백으로 기용하기도 했다. 이는 단순한 수비력 때문이 아니라, 이해도와 판단력, 즉 '축구 지능'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풀백 포지션의 재발견
과거 '비주류'로 여겨졌던 포지션이 현대 축구에서 ‘가장 축구를 잘해야 하는 자리’로 바뀌고 있다. 신세계는 이 변화의 흐름을 몸으로 겪은 산증인이다.
그는 단지 성실하거나 빠른 선수로 평가받았던 과거를 넘어, 자신만의 플레이 철학과 전술적 이해를 쌓은 인물이다. 그의 경험은 풀백 포지션이 어떻게 진화했는가를 보여주는 가장 현실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진화하는 풀백, 변화의 선두에 선 신세계
신세계의 이야기에는 단순히 한 선수의 커리어 변화만 담겨 있는 것이 아니다. 이는 한국 축구, 나아가 세계 축구에서 ‘풀백’이라는 포지션이 어떻게 진화해왔는지에 대한 실질적인 증언이자 사례이다.
풀백의 시대, 그 시작점엔 신세계와 같은 선수들이 있었다. 다음 편에서는 ‘현대 축구에서 풀백이 가장 축구를 잘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더 깊이 있게 다뤄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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