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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여주기식 투자와 실속 없는 자금 운영 – 중국 축구 자본의 허상

by koreaamateursports 2025. 4. 25.

 

중국축구

보여주기식 투자와 실속 없는 자금 운영 – 중국 축구 자본의 허상

 

한때 중국 축구는 유럽 빅리그를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세계적인 스타들을 영입하며 천문학적 이적료를 쏟아부었고, 인터밀란·울버햄튼·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 유명 클럽에까지 투자하며 **'중국 자본의 글로벌 야망'**을 드러냈습니다. 하지만 불과 몇 년 만에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철수했고, 많은 팀이 해체되거나 존속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1. 거품처럼 솟았다가 사라진 자본의 물결

2015년부터 2017년까지는 중국 축구 자본의 전성기였습니다. 알리바바, 수닝, 완다 같은 대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축구에 뛰어들었고, 유럽 클럽 지분을 인수하거나 슈퍼리그에서 세계적 선수들을 영입했습니다.

  • 테베스, 오스카, 헐크, 펠라이니 등 다수의 스타들이 중국행
  • 인터밀란(수닝),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완다), 울버햄튼(푸센) 등 중국 자본 유입

하지만 2018년부터 정부의 해외 자본 유출 규제가 강화되었고, 코로나19 이후 부동산 경기 침체까지 겹치며 투자자금이 빠르게 빠져나갔습니다. 이는 축구 생태계 전체에 심각한 공백을 남겼습니다.


2. 투자 목적은 '축구 발전'이 아니었다

중국 기업들의 축구 투자는 대부분 정부의 비공식 권장 아래 이뤄졌습니다. 기업들은 ‘애국적 이미지’와 ‘정부 우대’를 얻기 위해 축구단을 보유하거나 지원했지만, 이는 본질적인 축구 투자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예를 들어 수닝그룹은 인터밀란 인수 이후 구단에 자금을 계속 투입했지만, 경영 손실이 누적되자 2021년 돌연 철수하며 구단은 대주주 공백 상태에 빠졌습니다. 많은 팀들이 스폰서가 철수하면 운영을 중단하는 구조였기에 시스템 자체가 취약했습니다.


3. 수익모델 없는 구조와 과도한 지출

중국 슈퍼리그는 당시 세계 최고 수준의 연봉을 제시하며 선수들을 데려왔지만, 리그 자체는 수익을 창출할 기반이 없었습니다.

  • 티켓 수익 미미 (경기장 관중률 평균 30~40%)
  • 중계권 판매도 내수 중심, 글로벌 팬덤 부족
  • 지역 밀착 마케팅과 굿즈 판매 등 2차 수익 구조 부재

결국 거대한 지출은 고스란히 기업의 손실로 이어졌고, 이는 지속 가능하지 않은 구조로 작동했습니다.


4. 실적 과시용 투자, 문화적 토양 없이 실패

중국 자본의 축구 투자는 일종의 '보여주기' 성과주의에 근거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단기간 내 스타 영입 → 리그 화제성 상승 → 정치적 업적으로 포장이라는 공식을 따랐지만, 이는 팬, 지역사회, 유소년 시스템과의 연결이 부족한 허상이었습니다.

축구는 문화이고 공동체입니다. 유럽 클럽들은 수익이 크지 않아도 지역 주민과 함께하고, 유소년 아카데미를 운영하며 장기적 철학을 가지고 클럽을 꾸려갑니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이런 장기 철학이 부재했습니다.


5. 허상 위에 세운 구단들, 지금은 어디에?

대표적인 예가 광저우 헝다 타오바오입니다. 한때 마르첼로 리피, 파비오 칸나바로, 파울리뉴 등이 몸담으며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까지 했던 팀이지만, 모회사인 헝다그룹의 파산 위기로 인해 2023년 리그에서 퇴출됐습니다.

이외에도 장쑤 FC, 허난 젠예 등 유망했던 구단들이 투자 철수와 함께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화려했던 2010년대 중반은 이제 흔적조차 찾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결론: 축구는 돈으로만 되는 게 아니다

중국 축구가 실패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축구를 산업이 아닌 '수단'으로 여겼기 때문입니다. 축구를 통해 이미지를 만들고, 자본을 과시하고, 정치적 유리함을 얻으려는 목적이 시스템을 왜곡시켰습니다.

보여주기식 투자는 결국 본질 없는 껍데기에 불과하며, 실속 없는 자금 운용은 축구 생태계를 단숨에 무너뜨릴 수 있습니다. 진정한 성공은 돈이 아니라, 철학, 시스템, 사람 중심의 문화에서 시작됩니다.

다음 편에서는 중국 축구에 불신을 키우는 ‘부패의 고리’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